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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에 남은 표현을 바로잡는 절차 조서를 열람하는 자리에서 먼저 걸리는 것은 사실관계보다 표현입니다. 말한 사람의 어감과 기록으로 남은 문장은 같은 장면을 가리키면서도 서로 다른 무게를 갖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식으로 말한 대목이 그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뒤에 붙는 법적 평가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열람과 정정을 요구하는 권리가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 있는 … 더 읽기

조사실의 문답이 문서로 바뀌는 동안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 자주 떠오르는 생각은 그날 한 답변 가운데 몇 대목을 다시 손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질문이 이어지는 속도에 맞춰 답하다 보면, 나중에 차분히 정리할 때 사실관계와 어긋나는 부분이 눈에 걸립니다. 조서는 그 문답을 수사기관의 문장으로 옮겨 적은 문서이고, 서명과 날인이 끝난 뒤에는 수사 기록으로서의 지위를 갖습니다. 손댈 … 더 읽기

압수수색이 지나간 다음 날부터 되짚게 되는 것은 그날 휴대전화와 컴퓨터가 어떤 명목으로 수사기관에 넘어갔는지입니다. 현장에서는 영장을 제시받고 물건을 내준 경우와 동의서에 서명하고 내준 경우가 겉보기에 비슷한 모습으로 지나갑니다. 두 경로는 뒤에 이어지는 선별 절차와 참관 기회, 범위를 되돌려 다투는 방법에서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립니다. 신체 구속 여부가 거론되는 국면에서도 이 구분은 증거 인멸 염려를 읽는 … 더 읽기

행위 태양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가 검찰이 강제추행 사건을 검토할 때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행위의 외형입니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 어떤 방식으로 접촉이 있었는지, 그 접촉이 한 번으로 끝났는지 여러 차례 이어졌는지에 따라 기록에 남는 무게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어 법정형의 폭이 넓습니다. 그 폭 안에서 구형의 자리를 잡는 … 더 읽기

강제추행 사건에서 벌금형이 선고되는 구간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공소장에 적힌 행위가 짧은 순간의 접촉이고 피해 회복에 관한 자료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사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벌금과 징역을 가르는 자료는 재판에 들어가서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찰 조사 단계에서 남긴 진술 위에 쌓입니다. 조사 전에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 더 읽기

소년보호처분으로 갈 때와 형사처벌로 갈 때의 분기 십대 자녀가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가족이 먼저 확인하려는 것은 취업제한명령이 함께 붙는지입니다. 취업제한명령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와 「장애인복지법」 등에 근거하여,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에게 법원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처분입니다. 전제가 유죄판결이라는 점 때문에, 사건이 어떤 경로로 마무리되는지에 따라 이 처분의 등장 여부가 갈립니다. … 더 읽기

판결이 확정된 뒤에 가장 자주 섞여 쓰이는 두 개의 말이 전과와 신상정보 등록입니다. 둘 다 과거의 형사사건이 남긴 흔적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거 법률과 관리 주체, 남는 기간, 조회되는 방식이 각각 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정리되면 다른 하나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뒤늦게 차이를 확인하는 일이 그래서 반복됩니다. 구분의 실익은 생활의 구체적인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취업을 … 더 읽기

불기소 판단에서 공탁이 놓이는 자리 검찰 단계에 들어선 사건에서 공탁은 처분을 직접 결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판단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입니다. 검사는 혐의의 인정 여부와 증거의 충분성, 범행의 경위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함께 보고 기소할지를 정합니다. 공탁은 이 가운데 범행 후의 정황, 그중에서도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로 읽힙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 더 읽기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면 고소가 취소되고 사건이 그대로 끝난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실제로 그런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이 인식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형사 절차에서 합의가 사건의 종결 사유로 작동하는 범위는 매우 좁습니다. 합의금이라는 말이 일상에서 쓰이는 방식과 법이 합의를 다루는 방식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습니다. 고소 취소가 효력을 갖지 않는 … 더 읽기

항거불능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상태 형법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따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조문에 적힌 두 단어는 일상에서 쓰는 말과 범위가 다릅니다. 술을 많이 마셨다는 사정이 곧바로 이 조문의 상태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조사 전에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은 두 단어의 범위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심신상실은 정신 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관한 … 더 읽기